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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체육


공공예술작품(APAP) 스토리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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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이어 그리다 : 4개 코스(Thema Park)

현재의 안양예술공원에 코스가 사용성의 문제로 재연구하는 이 시점에서 우리의 직업이 또다시 무의미해질 가능성을 고려하였다.
그렇다면 현재의 코스가 활용되지 않는 이유를 분석하고, 우리가 개발한 존을 재분석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4가지의 원칙을 정하였다.

원칙 1_ 기본적으로 코스의 기본 개념을 존을 벗어나지 않는 한에서 연결되고, 평범한 걸음으로 걸었을 때의 러닝 타임이 50분을 넘겨서는 안 된다는 원칙으로 개발되었다.
혼자 올때에도 가족이나 연인 단위로 방문할 때에도 50분 이상의 코스에는 도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인문 분석 연구 결과, 10세 이하의 아이를 동반하는 경우에는 40분 이상을 지속해서 걷기는 힘들다고 판단되었다. 또한 인간이 피곤함과 지루함을 느끼는 시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강의나 수업이 50분의 러닝타임을 가지는 이유와 같다.)

원칙 2_ 한 코스가 끝나면 다음 코스로 연결될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중심적인 파빌리온을 중심으로 하여, 시작과 끝이 없이 양방향의 개념으로 진행된다.
코스를 개발하면서 연구원들은 하루를 머물고 싶게 하자는 무언의 슬로건을 가지고 시작했다. 한 코스가 끝나면 다음 코스를 이어가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루에 돌아보지 않더라도 다음에 와서 다른 코스를 걷고 싶도록 아쉬움과 미완성의 느낌이 들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게임이 중독적인 이유는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로 가고 싶은 욕망을 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성취감과 도전 의식을 줄 수 있는 코스가 되기를 바랐다.

원칙 3_ 걸어갔던 길로 되돌아오지 않는다는 원칙을 추가로 두었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걷게 되는 메인로드인 예술공원로를 코스에 포함하는 일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되었다. 이미 길게 뻗어있는 예술공원로는 당연하다는 듯이 아주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걸음을 이끈다. 이것이 안양예술공원의 메인 길로서의 매력이지만 다양성을 보여주지 못하는 대형의 방해물이기도 하다. 길게 뻗은 가로수길을 걸으며 자연 풍경을 감상하도록 하는 것은 물론 매우 좋지만, 체험코스로서는 큰 의미와 다양성을 가지기 어렵다.

원칙 4_ 존의 의미가 온전히 담길 수 있는 코스, 강요가 아닌 자연스러운 이끌림이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두었다. 그렇기 때문에 사전에 분석된 사람들의 기존 동선을 가지고 이어붙이고, 그곳에서 다리를 매개로 하여 다른 곳으로 연결을 시도하였다. 이것은 추후 브릿지 아트 프로젝트나 다른 프로그램과 연계가 필요한 부분이다. 자연스러운 이벤트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단순히 코스만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며, 액션을 유도할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분석결과가 도출되었다.(*자세한 내용은 마지막 단계의 제안에 첨부) 우선 즉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3개의 존과 전체적인 통합 컨셉인 시공간이 가지는 의미를 최대한 반영하고자 하였다.

우리는 보통 시간을 세 가지로 나누어 부른다.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시간이다. 우리는 크고 작은 사건을 과거에, 걱정과 욕망은 현재에, 희망과 순수한 의지는 미래에 저장한다. 저녁이 만드는 지나간 어제의 시간, 정오가 주는 오늘의 시간, 밝은 태양이 뜰 내일의 시간으로 이루어진 3개의 코스와 1개의 통합 코스로 개발되었다.



01 Yesterday course
저녁의 시간에 담겨있는 어제의 시간
  • keyword 흔적과 기억
  • slogan "과거로부터 빌려온 시간을 쓰다"
  • working title 달달 코스(sweet-moon)
  • course feature 역사 history와 건축 architecture
  • running time walk 40min - view 140min
  • route 김중업 박물관 > 유유산업 > 안양사지 터 > 석수동마애종 > (1평 타워) > 안양사 > 파빌리온
코스1 맵

어둠 속으로 아스라이 사라져간 아름다운 역사의 흔적을 비추어보는 코스이다.
중추사교부터 시작되는 이 코스는 김중업건축박물관에서 파빌리온으로, 파빌리온에서 김중업건축박물관으로 이어진다.
(*번호는 이해를 돕기 위해서 기재하였음)
이 코스는 주로 공간(건축)에 대한 이야기로 진행된다. 김중업건축박물관과 유유산업이 간직한 근대의 건축 풍경을 보고 나면, 순식간의 고려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둠 속에 감추어져 있던, 때로는 벽화로, 작은 글자나 기왓조각으로, 기둥뿌리로 남겨진 흔적들을 조명해보는 것이다.
온전하지 않아 더 애타는, 어스름한 달빛에 비추어 보듯 명확하지 않지만 그렇기에 더 많은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시간의 조합이다.
과거이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과거의 시간이란 마음껏 이동이 가능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 얼마나 달콤한 이야기인가.
또한 이 코스에서 만나는 기록과 흔적들을 통해 안양의 기원에 대해 알고, 느끼고, 생각해볼 수 있다.
길에서 나고 길에서 죽으며 삶 속의 도가 있음을 가르친 부처, 일만 거리를 바람처럼 거닐었다는 원효대사. 그 원효와 의상, 윤필이 함께 수도하였다는 삼성산의 기운을 느껴본다. 미화되는 관조가 아닌 탐험과 발견으로..
안양사의 터에서 현재에 안양사로 이어진다. 시간이 다시 현재로 흐르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다리를 건너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듯 현실로 돌아오게 된다. 이것은 거꾸로 걸어도 재밌는 타임슬립 스토리가 된다.



02 today course
정오의 순간이 품고 있는 오늘의 시간
  • keyword 만남과 활기
  • slogan "지금 만나는 것들의 소중함을 느끼다"
  • working title 빙빙 코스(bing-circle)
  • course feature 숲 forest과 예술 contemporary art
  • running time walk 40min.(1-9)/ 55min.(1-12)/ view 120min
  • route 파빌리온 > 벙커-엠, 바흐친 > 물고기의 눈물이 호수로 떨어지다 > 잔디 휴가 중 > 종이 뱀 > 그림자 호수 > 거울 미로 > 정령의 숲 > 용의 꼬리 > 전망대 > 리.볼.버 > 숲속 길 > 안양 사원 > 짐을 내려놓고.. > 낮잠데크 > 휴식
코스2 맵

bing은 영어로 산더미라는 뜻이 있고, 한국어에서 빙이란 빙그르르 원으로 돈다는 느낌이 있다. 현대인들은 흔히 자신의 인생을 쳇바퀴에 비유한다.
매일 똑같은 일상의 반복 속에서 산다는 뜻이다. 그러나 제자리걸음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뛸 때 쓰는 근육이 있고, 제자리걸음을 할 때 쓰는 근육이 있는 법이다.
오늘의 시간은 빙 산더미를 한 바퀴 도는 코스이다. 현실의 삶, 우리의 오늘과 닮아있다. 그러나 이곳은 가장 현대적인 시간이지만 가장 비현대적인 시간이기도 하다.
현재라는 것은 한 번도 현재 그 자체로 존재하는 법이 없다. 현재의 시간은 굉장한 신축성과 확장성을 가지고 끝없이 확신하고 수렴한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의 순간에서 늘 시련을 맞이하고, 절망하며, 혼란을 경험한다. 많은 현대인이 현재를 살면서도 다른 시간으로 이동하고 싶어 한다.
오늘의 시간을 따라 걷다 보면 확장된 시간을 만나게 된다. 예술작품에는 다양한 시간뿐 아니라 다양한 사람, 사상, 국적, 사건, 기운이 담겨있다.
제각각 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을 떠들고 있어 시끄러운 곳이 아니라, 제 이야기를 웅크리고 품고 있는 모습이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열리는 세상이다.
이것은 숲이라는 존재와 일맥상통한다. 숲은 겉으로 보면 하나의 덩어리로 속 안을 들여다볼 수 없어 매우 비밀스러운 공간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막상 안으로 들어가보면 수많은 생명이 살아가고 낱개의 것들이 알알이 밟히고 느껴지고 냄새 맡아지고 만져지는 공간이다. 어쩌면 숲은 예술의 진정한 모티프일지도 모를 일이다.
잔디 휴가를 보며 삶의 소풍과 휴가의 의미를 되새기고, 그림자 호수를 통해 일상에 펼쳐지는 일들을 되돌아보며, 거울 미로에 수많은 나를 비추어 보고, <전환점>에서는 나의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전망대에 올라가 내가 무엇을 향해 어디로 올라가고 있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낮잠데크에서는 나만의 휴식을 만난다.
이곳에 있는 현대예술 작품들은 삶으로서의 창의, 삶과 동행하는 예술을 보여준다. 삶의 형태로서, 일상의 형상으로서 이상화되고 확장된 예술을 만날 수 있다.
이 코스에서 전망대는 갈림길이 된다. 바로 12번으로 내려올 수도 있고, 10번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오늘의 수많은 선택을 해야 하듯, 이것은 온전히 자신의 선택이다.
이곳을 걸으며 자신의 쳇바퀴 같은 하루 인생이 얼마나 소중한지, 삶을 숲처럼, 예술처럼 사는 법을 깨닫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았다.



03 tomorrow course
아침의 공간에 숨어있는 내일의 시간
  • keyword 해오름과 생명
  • slogan "새로운 기운과 희망을 얻다"
  • working title 해해 코스(hey! sun)
  • course feature 사색 meditation과 산책 walk
  • running time walk 40min - view 120min
  • route 나무 위의 선으로 된 집 > 뿌리 > 우리들의 안양, 천국은.. > 계란은 삶의 의미를.. > 로맨 스정자, 돌꽃 > 나는 당신을 생각합니다 > 파빌리온
코스3 맵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는 과정만큼 신비롭고 감격스러운 순간은 없다.
하나의 생명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은 인간의 힘이 개입할 수 없는 성역이다.
해가 떠오르는 것은 그런 의미이다. 빛이라는 것은 생명으로 연결되고, 동시에 따뜻함이며, 새로움과 시작이다. 때론 열망이기도 하며, 소망이기도 하다.
내일의 시간은 어제는 내일이었을 오늘의 태양을 밝은 날로 맞이하며 내려오는 코스로, 안양예술공원의 가장 동쪽에서부터 서쪽 방향의 중심으로 이어진다.
이 코스의 첫 작품인 비토 아콘치의 <나무 위의 선으로 지은 집>은 튜브의 형태로 길게 공연장과 주차장을 연결해 놓았다. 그 유기적인 터널은 마치 엄마의 자궁을 연상시킨다.
그곳을 걸어 나오면 마치 태아가 되어 새로 태어나는 기분을 주다. 그리고 신호근의 <뿌리>로 이어진다. 뿌리를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는 식물처럼 고목의 뿌리를 닮은 곳에서 일상으로 갈 에너지를 얻어 채비를 마친다.
숲으로 올라가 이어지는 <계란은 삶의 의미를 찾는 나의 여정에...>에서는 특정한 목적이 없던 숲속의 공터에 설치된 작품을 통해
인생의 목적을 바로 세우고 나의 삶에 어떠한 작품을 설치해볼 것인가에 대해 깊이 사색해 본다. 숲을 이어 생각의 길을 따라 걷다 내려오면 생각을 내려놓고 쉴 <로맨스 정자>가 기다린다.
다시 길을 따라, 흐르는 물을 따라 내려오려고 보면 돌벽 사이에 화려하게 피어있는 서른일곱 송이의 인조 꽃이 우리의 삶에서 꽃피울 날들을 상징하고 있다.
해를 따라 내려오다 보면 공중전화 부스에서 전화벨이 울린다. 망설임 끝에 수화기를 들면 <나는 당신을 생각합니다>라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지금 함께 점심을 먹고 싶은 사람이 생각날 것이다. 그때부터 사색이 끝나고 활동이 시작되는 시간이다.
생각이 행동으로 옮겨지는 정오에 와있다.
현실에 부딪혀 다시 조용한 사색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생각을 되짚어 보아도 좋겠다.



04 oneday course
모든 공간을 잇는 하루의 시간
  • keyword 비움과 채움
  • slogan "천천히 긴 호흡으로 걷다"
  • working title 슬슬 코스(slow-stop-stand)
  • course feature 여행 trip
  • running time walk 140min - view 300min

처음의 연구과제에 앞서 인문 분석을 통해 우리는 소중한 정보를 얻은 것이 있다. 이곳에 오는 사람들의 99%는 목적을 가지고 온다는 점이다.
대체로 누군가의 식사 약속을 하거나, 가족나들이를 오거나, 여름의 계곡 물놀이, 가을의 단풍놀이를 하러 오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그 이유는 하나였다. 이곳은 어딘가를 가다가 들를 확률은 5% 이하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일부러 작정하고 들어오는 경우라는 것이다.
3개의 코스를 개발하고, 나머지 통합 둘레길 코스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어차피 이 코스를 걸을 사람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우리는 사용성이 없더라도 의미를 위해 남겨두어야 하는 쪽에 의견을 실었다.
하루를 돌아보는 코스가 있다면, 누군가는 온종일 이곳을 머물러 있어도 좋겠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안양예술공원이 잠시 용무를 보고, 밥만 먹고 가고, 등산하고 주차장을 향해 지나가는 길이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하루를 머물러도 괜찮다고, 그것도 꽤 괜찮다고, 권장하는 코스이다.
하루를 온전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는 것이 죄인 것처럼 느껴지는 시대에 하루를 이곳에 흘려보내도 좋다고, 괜찮다고, 위로하는 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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